유럽 주도권 되찾은 독일 주식
독일 증시는 재정 지출 확대 기조, 부채 브레이크 개정 움직임 속에 전망이 유망한 가운데, 시장 리스크에도 여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독일은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기업 및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선거를 치뤘습니다.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독일 총부가가치(GVA)에 대한 기여도가 20%에 달하는 독일 제조업은 특히 타격을 받으며 독일 경제의 성장을 둔화시키는 부분적인 요인이 됐습니다.1 또한 독일은 핵심 산업의 하나인 대중국 자동차 수출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 과열에 따른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참고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상회합니다).2 이러한 상황에서 독일 연립 정부는 고용 및 연금 개혁, 에너지 정책, 국방비 지출 등의 핵심 이슈를 원만히 해결하지 못하며 소비자, 유권자로부터 불만을 샀습니다. 이에 따라 차기 독일 총리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는 독일 경제 성장을 위한 개혁과 변화를 준비하고, 나아가 우크라이나 문제의 원만한 해결과 같은 유로존의 통합을 주도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이와 같은 배경하에 메르츠 차기 총리가 발표한 재정 정책에는 독일 경제의 성장을 목표로 인프라, 에너지, 교통, 디지털화, 교육 등 여러 부문에서 10년간 5000억 유로 규모의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안이 포함됐습니다. 또한 독일은 국방비 증액을 위해 헌법상 정부의 차입 한도를 규정한 '부채 브레이크' 완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009년 유로존 위기 때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도입한 부채 브레이크는 독일 연방 정부의 연간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0.35%로 제한하는 부채한도 규정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독일연방은행, 국제통화기금, 경제협력개발기구, 독일의 대형 노동조합, 독일 경제전문가위원회 등과 같은 기관들은 모두 이와 같은 신중한 접근 방식이 더 이상 독일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메르츠 차기 총리는 국방비 조달이 필요한 경우 GDP의 1%를 초과하는 부채를 허용하는 정책 제안을 발의했습니다. 실질적으로는 국방 지출을 GDP의 3%로 설정할 수 있으며 이 중 1%만 부채 브레이크에 포함시키는 안입니다. 이는 다른 경제 부문으로의 지출 촉진에도 영향을 주겠지만, 국방 지출을 거의 무제한으로 늘릴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제안은 아직 독일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으며, 독일 연방하원(Bundestag)과 연방상원(Bundesrat) 모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국방비 지출 증가 가능성
그동안 유럽 전역에선 국가 예산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지출 우선순위를 점진적으로 낮춰 왔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휴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미국이 평화를 위한 자금 지원이나 평화 보장에 소극적이고 유럽의 군사적 준비 태세에 미흡한 부분이 있으며 미국 기술과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유럽 지역 내 평화 유지 또는 억제력을 유럽이 스스로 주도해야 한다는 잠재적인 요구가 커지면서 유럽 고유의 방위 산업이 안겨줄 안보 혜택에 대한 인식이 재환기된 것입니다. 이에 유럽 방위산업체와 항공우주기업들의 주가는 독일 위주의 유럽 방위 역량 재투자와 관련한 수주 호황 기대감에 크게 상승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독일 기업들은 국방 수요 증가로 수혜가 예상됩니다. 예컨대, 독일의 강소 기업을 가리키는 ‘미텔슈탄트(Mittelstand)’는 기계공학 기술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유럽의 안보 자립도 개선을 위해 통신 기술이나 레이저, 기술 설계 관련 서비스업체에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5,000억 유로 규모 바주카포식 부양책의 의미
이번 부양책으로 독일 정부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500억 유로씩 총 5,000억 유로의 자금을 인프라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며, 이는 2026년 독일 예상 GDP의 1.1%에 해당하는 규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3 그러나 건설 및 인프라 프로젝트는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한 것과 별도로, 지방 및 주, 연방 정부의 승인이 필요해 최종적인 자금 지출은 단기간 대폭 증가하기 보다는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광범위한 산업 전반에서 활발한 지출 활동이 일어나며 잠재적인 투자 기회들이 이후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 경제의 성장이 가속화될 경우 기업 및 소비자 신뢰도는 현재 최저치에서 회복될 것입니다. 소비자 신뢰도의 개선은 독일 투자 심리 개선 및 투자 활동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성장 둔화세와 경제ㆍ지정학적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독일 가계 저축률이 11.5%까지 상승한 점에 투자팀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도표 1).
도표 1: 독일 가계 소득 – 저축률 (%)
출처: Bloomberg. 2024년 12월 31일 기준.
보다 긍정적인 경제 환경이 조성되면 억눌렸던 수요가 풀리며 정부 지출 증가와 더불어 독일 GDP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급 측면에서는 성장 촉진에 따른 기업 매출 증가로 부채 상환이 더 용이해질 것입니다. 고무적인 것은 최근 유럽경제센터(ZEW)가 발표한 독일 경기 기대 지수가 예상을 뛰어넘어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이미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도표 2).
도표 2: 독일 ZEW 경기 기대 지수
출처: ZEW. 2025년 2월 28일 기준.
독일 주식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
이러한 시장 환경들은 향후 독일 증시를 탄탄히 지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휴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아직 있긴 하지만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휴전 논의는 세 가지 측면에서 향후 독일 증시를 지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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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의 즉각적인 여파로 긴장이 완화되면 현재 역사적 수준 및 다른 국가 대비 저점에 있는 독일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시장 변동성에 더 취약했던 독일 중소 기업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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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결의안 통과 시 유럽 에너지 가격은 하락하며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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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 투자 심리 개선 및 투자 활동이 촉진될 수 있습니다. 독일의 중소기업, 특히 산업 부문 중소기업들은 자국 내 매출 및 수익 창출 비중이 높아 수혜가 예상됩니다. 또한 중소기업의 상대 성과는 독일 성장 및 산업 활동 모두와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몇 년 간 다른 선진 시장 대비 독일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밸류에이션은 지정학적 긴장과 경제 성장 둔화를 반영해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도표 3). 특히 독일 소비와 경제 성장이 회복되고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경우, 독일 주식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및 주가수익비율(PER) 측면에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표 3: 장부가 대비 상대 가격
출처: Barings, MSCI. 2025년 1월 31일 기준. Germany – MSCI Germany, Germany SMID – MSCI Germany SMID, Developed Market – MSCI World.
1. 출처: Statistisches Bundesamt. 2025년 2월 28일 기준.
2. 출처: China Association of Automobile Manufacturers, Market Share Data 2024.
3. 출처: OECD. 2025년 2월 28일 기준. 독일의 현재 경제 생산량을 단순 추정해 산출.
베어링자산운용 준법감시인 심사필 제 25-4423971(2025.04.18-2028.04.17)
베어링독일증권자투자신탁[H](주식-재간접형) 위험등급 2등급│종류A 합성총보수 연 1.605% (운용:0.1%, 판매:0.7%, 수탁/사무:0.054%, 피투자펀드:0.75%, 기타비용:0.001%)│*직전년도 기준 증권거래비용: 0.089% 발생│선취판매수수료 납입액의 1.0% 이내│환매수수료 없음│환매방법 17시 이전(경과후): 환매청구일로부터 제4(5)영업일 기준가격으로 제8(9)영업일에 지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