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12월12일

[시장 전망 자료] 2024 경제, 증시 전망 및 투자전략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올해 한국과 미국 증시는 인플레이션이 점차 둔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통화정책의 불확실성과 이스라엘-하마스의 전쟁 그리고 미-중간의 지정학적인 요인 등으로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투자 환경에도 불구하고 과거 평균 기대수익률을 훌쩍 뛰어넘는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이렇게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은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양호해 연착륙 기대감이 높으며 국내 기업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2024년을 전망할 때 주목해야할 요인으로는 금리, 기업실적, 수급이 있다.

금리

2024년도 국내외 증시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와 미국의 금리 하락 속도이다.

미국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로서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는 실업률이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즉 최근 미국의 자연실업률은 약 4.4% 수준으로 알려져있는데 실업률이 이를 넘어서기 시작하면 경기가 본격적으로 둔화된다고 판단하여 Fed가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서서히 하락하며 탈세계화나 지정학적인 이슈 그리고 채권시장의 수급상 이유로 금리가 예상보다 장기간 높게 유지될 수도 있지만, 현재 컨센서스는 미국의 정책 금리가 내년 하반기에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이는 단기에 급등한 금리로 인하여 결국 경제 펀더멘털의 둔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하나의 시나리오는 경기가 연착륙하며 경기 침체에 대비하여 금리를 조금씩 인하하는 것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그 동안 단기에 금리가 너무 많이 과도하게 인상(overkill)되었으며 그 결과 경기의 분기점을 맞게되면 경기가 급격히 냉각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적극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하여 정책 금리도 급격하게 인하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기술혁신에 따른 생산성이 향상되고 인구의 고령화로 수요가 구조적으로 감소하며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져 중장기적으로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

현재 컨센서스는 고금리로 인하여 경기에 부담이 되겠으나 아직 금융시장의 시스템이 위험에 처하며 경기가 급랭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과거에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면서 동시에 경기까지 좋은 경우는 많지 않았으므로 향후 경기의 경로는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기업 실적

한편 우리나라의 경기는 가계부채나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으로 내수가 약한 상황이므로 수출의 성장 모멘텀이 회복되면서 개선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수출 회복의 신호의 하나로서 미국의 ISM제조업 지수가 회복 추세를 보일 경우 글로벌 반도체 산업도 함께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또한 미국의 추가금리인상 중단이 되면 중국이 더 적극적인 경기 부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중국 이외에도 베트남이나 인도향 수출이 증가하며 교역국이 다변화되고 있어 조금 더 안정적으로 수출의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년도 2024년도 기업실적은 기본적으로 반도체와 유틸리티 산업의 실적 반등에 힘입어 순이익 기준으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컨센서스가 그 동안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지만 향후 실적의 하향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실적 하향 조정이 이뤄질 경우에도 여전히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사가 될 것이다. 예상한대로 최고의 실적을 달성할 경우 고금리 상황에서도 기업실적이 개선되는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실현된다고 볼 수 있다.

수급

또 다른 증시의 주요변수는 수급인데 향후 미국 달러의 가치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될 것이다. 달러의 가치는 일본의 통화정책이나 중국과 유럽의 경기회복세에도 영향을 받게될 것이다. 올해는 미국의 높은 금리와 함께 달러의 가치가 많이 하락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미국 금리가 하향 조정될 경우 달러의 약세가 이뤄지고 위험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외국인 자본의 국내유입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이외에도 단기적으로 지정학적인 요인이 증권시장의 와일드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대선을 앞둔 미국과 경기회복이 필요한 중국간의 관계 개선 노력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스라엘-하마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24년도 상반기에는 미국 경기가 점차 둔화되기 시작하고 달러 인덱스도 하향 안정화되면서 외국인 자본 유입되고 증시의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실물 경기가 더 둔화되면서 금리가 하락하게 되면 투자심리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다시 반등할 때까지 증시는 조정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24년 하반기 이후에는 개별 기업실적의 전망에 따라서 등락을 보이는 횡보나 하락 장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증시 전망과 투자 전략

결과적으로 2024년 국내 증시는 올해와 비슷하게 상반기에는 랠리하고 하반기에는 등락을 보이는 궤적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기업실적이 사상최고를 예상하고 있으므로 전반적인 지수의 레벨은 올해보다 높아지며 연중 과거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2024년과 2025년도의 기업실적 전망에 힘입어 증시는 올해보다 더 높은 가치를 반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OSPI기준으로 3,000을 넘기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내년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의 경우 내년도 기업실적이 반등할 경우 합리적인 밸류에이션과 일정수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우량한 고배당 주식과 가치 주식 그리고 섹터별로는 반도체와 그 밸류체인 기업 등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비교할 때 내년도 채권 수익률 곡선이 불스프레드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며 중장기 듀레이션을 가진 투자등급채권이나 일드가 높은 단기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경기의 변곡점을 지나가면서 크레딧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하기 때문에 기업 분석 역량이 우수한 운용사의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대안이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와 증시에서 현재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종종 발생하므로 시장을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의 경우 투자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레버리지를 활용하거나 포트폴리오를 너무 단기테마에 편승하여 한쪽에 쏠리도록 투자하기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이나 시간을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