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식 ESG: 모멘텀 가속화
아시아 지역에서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관련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수용은 아시아 시장에서 ESG 모멘텀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중국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아시아 지역의 다른 국가 및 기업들 역시 ESG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정부 규제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ESG가 투자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이러한 모멘텀은 향후 아시아 지역의 ESG 정보 공개 강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결과적으로 아시아 주식 시장에서의 리스크 및 투자 기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다수의 아시아 기업들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나 도태되는 기업도 발생할 수 있는 가운데, 신중한 상향식 분석을 통해 기업별 차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ESG 개선 지속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은 ESG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거나 정보 공개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형식으로 꾸준히 ESG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홍콩은 명확한 ESG 가이드라인을 통해 ESG 정보 공개의 “준수 또는 관련 설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는 기업은 정보 공개 미준수 관련 부가적인 설명을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ESG 정보 공개에 대한 책임을 이사회가 지도록 규정함으로써, ESG 활동을 효과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싱가포르 기업은 2016년 싱가포르 증권거래소가 도입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하며, 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관련 설명을 제공해야 합니다.
한편, 태국에서는 독특한 방법으로 ESG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태국 증권거래소(SET)는 2015년 태국 지속가능성 투자(THIS) 리스트를 통해 19가지의 ESG 지표를 충족하는 기업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리스트를 통해 ESG 활동 개선에 적극적인 기업을 확인해줌으로써, 지속가능성 확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들이 글로벌 포트폴리오 편입되는 것이 더욱 용이해졌습니다. THIS 리스트 발표에 따라 태국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인 정보 공개에 나서면서, ESG 정보 공개 기업은 2015년 51개사에서 2020년 124개사로 대폭 증가했습니다.1
이와 같이 ESG 관련 규제 강화로 해당 트렌드에 부합하는 기업은 수혜가 예상되는 반면, 일부 비즈니스 모델 개선에 성공하지 못한 기업의 경우 도전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특히, 산업 전반적으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강화해나가는 기업은 향후 수혜가 예상됩니다. 일례로 홍콩 보험사 AIA Group을 들 수 있습니다. AIA Group은 지속가능한 투자 철학에 기반해 최근 세부적인 ESG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2017년부터 탄소집약도가 높은 섹터 투자를 축소해왔습니다. 또 다른 사례인 홍콩 증권거래소의 경우, 최근 저탄소 녹색 성장을 지원하는 녹색 금융 강화로 환경 친화 기업에 대한 자금 융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개선 속도 가속화
한편 인도나 중국의 경우, ESG 트렌드의 주도적 위치에 있진 않으나 최근 ESG 활동을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도는 그동안 기업 정보 공개를 요구하긴 했으나 대부분 자발적 공시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는 시가 총액 상위 1,000개 기업에 대해 ESG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정책 가이드라인 초안에 승인했습니다. 동시에, ESG 활동 개선이 가져다 줄 긍정적인 혜택에 주목하는 인도 기업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인도의 재벌 기업 Reliance Industries는 탄소집약도가 높은 정유 및 석유화학 비즈니스의 비중을 줄여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한편, 디지털, 리테일 등의 녹색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아직 통일된 ESG 규제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중국 증권관리위원회 (CSRC)가 ESG에 대한 종합 표준을 마련 중에 있어 올해 변화가 예상됩니다. 지금까지는 관련 규제의 상당수가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으나, 앞서 언급한 탄소 중립 목표 등의 영향으로 향후 환경 요인 관련 규제 역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같이 일부 국가에서 향후 수년간 ESG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ESG 개선 기업 또는, 상품 및 서비스 제공 시 환경 개선 또는 탄소 배출 감축 등과 같이 지역 사회의 지속가능성 정책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기업 등을 중심으로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출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례로, 전기자동차 배터리업체는 전세계적인 녹색 투자 트렌드의 대표적인 수혜자로서 향후 추가적인 성장이 기대됩니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업체 CATL, 한국의 LG 화학 등은 급성장하며 강한 시장 지배력으로 해당 섹터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토대 구축
또한, 아시아 국가들 중에는 현재 ESG 도입 초기 단계에 있으나 차근차근 관련 규제의 시행을 준비중인 국가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 중 하나는 대만입니다. 대만은 현재 ESG 정보 공개를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나, 2022년부터 GRI 표준에 따라 ESG 정보를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할 예정입니다. 이는 기업들이 일관성 있는지 지속가능성 관련 보고를 진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대만 기업들의 정보 공개 퀄리티 또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역시 유사한 모습입니다. 한국의 대형 상장사는 2025년부터 의무적으로 ESG 정보를 공개해야 합니다. 그러나, 상당수 한국 대기업의 ESG 활동은 이미 국내 기준을 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규제 도입 추세를 고려할 때, 관련 규정을 이미 준수하고 있거나 이에 유사한 수준에 도달해 있는 기업은 향후 긍정적인 성장이 기대됩니다. 대만의 반도체업체 TSMC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특히 TSMC의 지배구조, 자원 관리, 공급망 확충 등은 대만 국내 규제 요건 및 글로벌 경쟁사 수준과 비교할 때 규제 요건에 부합하거나 선진화된 상태입니다.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 Naver 역시 적극적으로 ESG 활동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Naver는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 회장 및 CEO 역할 분리 등으로 특히 지배구조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Naver의 ESG 경영은 견고한 기업 펀더멘털과 맞물려 높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고 있습니다.
요점
아시아 지역에서의 ESG 모멘텀 가속화는 향후 주식 투자 환경을 재편하며 매력적인 아시아 주식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시아 각국이 ESG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감에 따라 ESG는 기업 경영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은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트렌드 전환에 따라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을 식별하고 리스크가 높은 기업을 걸러내기 위해서는 신중한 상향식 종목 선정이 필수적입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투자 프로세스의 모든 단계에서 ESG 요인을 통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펀더멘털 분석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리스크 및 투자 기회를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투자 대상 기업 경영진과의 소통을 통해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 공개 강화, 비즈니스 관행 개선, 나아가 아시아 지역에서의 ESG 모멘텀 가속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1. 출처: 태국 증권거래소. 2020년 12월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