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식: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투자 기회 발굴
본 Q&A에서는 윌리엄 퐁(William Fong) 홍콩 차이나 주식 매니저 및 수하이 림(Soohai Lim) 중국 제외 아시아 주식 대표와 함께 중국 규제 동향 및 국지적 봉쇄,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등 아시아 주식 관련 각종 이슈 및 전망에 대해 살펴봅니다.
중국 증시가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있습니다. 최근 시장 약세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지요?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최근 중국 증시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몇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우선 전자상거래 대형업체의 독점적 관행, 중국 소재 부동산 개발사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 사교육 및 게임 산업 관련 정부 당국 규제 등이 중국 경제 및 소비 성장 전망을 위축시켜 중국 증시에 큰 폭의 스타일 로테이션이 있었습니다. 둘째, 중국 정부가 올해 코로나19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면서 일부 지역에 대대적인 봉쇄 조치가 취해졌으며, 이로 인해 중국 소비 및 제조업이 위축됐습니다. 동시에, 이미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던 글로벌 공급망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더욱 악화되면서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됐습니다.
이처럼 중국 시장은 지난 1년여간 다양한 리스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시장 리스크가 중국 증시 밸류에이션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판단됩니다. 한편, 중국의 중장기적인 구조적 성장 과제가 여전히 유효함을 감안하면, 현 시점은 중국 주식에 투자하기에 좋은 투자 기회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중국에서의 코로나19 상황은 조만간 진정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정책적 지원과 맞물려 올해 하반기에는 경제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매크로 요인, 소비력 위축 등으로 기업 실적이 하향할 수 있겠지만, 조정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시장 컨센서스가 이뤄질 경우 투자 심리의 반등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의 일환으로 주택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부동산 가격이 3월 최저치에서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중국 부동산 섹터 침체는 이제 끝났다고 봐도 될까요?
강도 높게 실행됐던 중국 정부의 부동산 섹터 규제는 최근 완화 추세에 있습니다. 실제로 이미 지난 두 달 간 여러 도시에서 주택 구매 관련 규제 완화, 대출우대금리 인하 등과 같은 지역 수요 지원을 위한 완화책을 내놨습니다. 중국 정부는 또한 부동산 개발사에 대한 은행 대출 유지를 요청했고, 채무 재조정 및 기타 자금 지원을 통해 어려움이 큰 부동산 개발사에 대한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활성화까진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부동산 섹터 규제 완화는 주로 수요가 낮은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부동산 펀더멘털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한 대폭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봉쇄 역시 일부 주요 도시 주택 매매 및 신규 프로젝트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민간 개발자의 부채 상환 일정에 대한 부담 또한 단기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궁극적으로 부동산 섹터 회복은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주요 도시에서의 대폭적인 관련 규제 완화 여부, 일부 대형 부실 부동산 개발사에 대한 채무 재조정 진행 상황 등에 달려있다고 판단됩니다.
최근 전 세계 반도체 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동아시아 주요 반도체 기업 상당수도 관련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신지요?
중국 봉쇄로 공급망 병목 현상이 확대되고 물류 대란이 빚어지면서 전자ㆍ반도체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해당 이슈에 따른 반도체 섹터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더 민감한 다른 섹터와 비교하면 반도체 시장 상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입니다. 실제로 긴급하게 반도체 물량을 주문하거나 주문량이 대폭적으로 감소한 사례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2020-2021 팬데믹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아시아 반도체 기업은 재고 및 공급 문제 해결 관리 역량을 확대해왔습니다.
선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어려운 시장 상황을 뚫고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실제로, 데이터 소비량 및 속도 가속화, 스마트폰, 가정, 차량 등을 연계하는 디지털 연결성 확대 등 무수한 요인들이 향후에도 반도체 섹터 수요를 구조적으로 뒷받침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아시아 증시의 주요 리스크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향후에도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미 연준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양적긴축에 나설 경우 자칫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습니다. 미 달러화 강세 또한 아시아 증시에 잠재적인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EU의 에너지 위기, 미국의 양적긴축, 중국 경제의 소프트 패치(soft patch; 경제 성장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후퇴하는 시기)가 맞물리면서 대만, 한국과 같은 수출국의 외부 수요가 일부 약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 단계에서 전쟁의 장기 영향을 정량화하긴 어렵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 향후 시장 전반적으로 추가적인 변동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눈에 띄는 투자 기회는 무엇인지요?
동유럽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중국 주요 도시의 코로나19 봉쇄 등의 뉴스가 시장을 뒤덮고 있는 가운데, 공급망 차질에 따른 에너지ㆍ원자재 가격 폭등,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 등은 특히 선진 시장에 더 큰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일부 아시아 국가, 특히 아세안 경제는 강한 회복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일례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의 원자재 수출국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여러 아세안 경제가 국경 재개방에 나서면서 아세안 국가의 노동 여건 또한 다른 국가들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인플레이션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지만, 아시아 주식은 구조적 성장 잠재력 및 거대 인구 소비력 등으로 뒷받침되고 있어 중장기적 전망이 여전히 매력적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테크 유비쿼터스(디지털화 및 사물 인터넷), 라이프 스타일 및 사회적 가치의 진화(지속가능성, MZ 세대 소비 트렌드, 웰빙), 탈세계화(공급망 다양화/분산, 리쇼어링 등)와 같은 구조적 성장 테마에 노출된 아시아 기업은 향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